도서 [하얼빈역의 총성] 추천사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3.11

조국이 광복 된지 어언 69주년이 되었습니다. 항일 독립운동에 참여하신 선열들은 이제 거의 타계하시고 독립한 해에 태어난 후예들이 칠십을 바라보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수많은 희생과 노력이 있었고 그 바탕위에 우리는 모진 시련과 고통을 감내하고 역경 속에서 눈부신 발전을 하였습니다.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제일 못사는 최빈국으로 세계의 원조를 받으며 살았던 시절도 있었고, 열사의 땅 중동에서 서독의 탄광에서, 월남의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기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또 ‘한류(韓流)’를 지구촌 곳곳에 전파하는 문화강국의 면모를 갖추며 발돋움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 걸고 투쟁하신 독립운동 선열들의 덕분이라 생각하며, 우리는 그 숭고한 애국애족의 정신을 이어나갈 결의를 새롭게 하여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동북아 정세가 100년 전 서구 열강들이 동양을 지배하기 위해 무력을 행사하고, 힘이 없어 무기력하게 지배당했던 시절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게 합니다. 하여 우리 국민 모두가 풍요롭고 잘 살려는 생각에만 머물기보다 조국에 대한 사랑과 민족에 대한 애족정신을 북돋는 정신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지난 해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 시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하얼빈 역 안중근 의사 거사현장에 표지석 설치를 요청한데 대하여 중국 당국이 올해 신년 초부터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으로 화답한 사실은 과거 일본의 압제 하에 있었던 역사를 공유한 양국이 미래지향적 선린우호관계를 맺는데 매우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사실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은 군국주의로 회귀하는 것 같은 망언과 망동을 자행하고 있으며 과거 침략역사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 망언과, 독도 영토침탈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역대 일본 정부가 발표했던 미와자와(宮澤), 고노(河野), 무라야마(村山)의 사과담화까지도 부정하려 하고 있으며,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군사대국을 지향하려는 과거 침략국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일부 극우단체는 혐한시위 및 인종차별적 모독적인 망언들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시점에서 발간되는 이 책은 안중근 의사의 행적에 대해 논리정연하고 간결하면서도 중점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안 의사의 거사에서 순국까지 보여준 의연한 기상과 장부다운 기개, 일본의 재판과정의 비밀지령, 관할권 문제의 국제법상 불법성, 재판 당사자들이 안 의사 사형집행 후 당일 실시한 격려만찬 및 포상 등 최근에 밝혀진 자료를 첨부하여 일본의 잔인성 및 비도덕성 등을 상세히 기술하였으며, 특히 동양평화사상이 오늘날 유럽공동체나 아세안연합과 각국 간 진행 중인 FTA 협정보다 100여년 앞선 획기적인 혜안이었음이 이 책을 통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적(敵)이면서도 안 의사를 존경했던 일본인들의 인간적인 이야기에서는 안 의사의 고매한 인품과 식견을 느낄 수 있으며, 안 의사의 유언과 편지, 어머니의 옥중 서한은 ‘인간 안중근’의 면모를 엿볼 수 있어 커다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처벌을 감수하면서도 미사성체를 집행한 빌렘신부의 용기 있는 이야기는 읽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하여 줍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주장하는 핵심적인 요체는 동북아 3국이 과거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고,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사상 대로 세계평화주의로 발전하여 상호 선린우방의 공존공영의 길로 나아가자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쇠미해져 가는 우리 국민들의 독립정신과 애국애족 정신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안중근의사 사형 선고일 104주년(2014년 2월 14일)에 탈고를 하고, 순국일(3월 26일)에 맞춰 발간하게 되었다는 필자의 충정어린 말씀을 전해 듣고, 이 책이야말로 국민정신의 교본으로 삼아 많은 국민과 단체에 널리 보급되어 이 책을 읽은 모든 이들이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관을 가질 것을 염원해 봅니다.

2014년 3월 1일
광복회장 박 유 철